김석영 | [말을 타고, 건너 가소 17] 소만(小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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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LD 작성일21-05-22 15:57 조회3,96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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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영 작가 신축년 바라밀다전!
말을 타고, 건너 가소! 열 일곱번째, 소만(小滿)
김석영
Oil on Canvas
50호
5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신록이 깊어진다. 산과 들에 있는 나무와 풀이 무럭 무럭 자라서 산야를 채운다. 소만 절기는 그리 흔하게 입에 오르내르지 않는다. 그만큼 실질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입하를 지나면서 화 기운이 더욱 번성하는 데,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에 생활하기에 좋은 날씨다. 오월이 무르익어 가는 시기에 맞는 소만 절기는 녹음이 점점 짙어지면서 세상이 성장의 기운이 가득차서 넉넉하고 충만한 계절이다.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에 좋은 계절,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자유와 공감, 나눔의 가치를 보탰으면 좋겠다.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 양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들었으며, 태양이 황경 60도를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그래서 맹하는 초여름이라는 뜻인 이칭도 있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또한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은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이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하고 추맥(秋麥)과 죽맥(竹麥)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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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소만 입기일(入氣日)에서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와 줄기, 잎은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초후를 전후하여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먹는 것도 별미이다. 또한 냉잇국도 늦봄이나 초여름에 많이 먹는다. 보리는 말후가 되면 익기 시작하므로 밀과 함께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
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이는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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