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영 | [말을 타고, 건너 가소 27번째] 상강[霜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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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LD 작성일21-10-24 11:44 조회3,0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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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갤러리 온라인 전시
신축년 바라밀다전
김석영 작가의 말을 타고, 건너 가소 27번째 상강[霜降]
김석영
Oil On Canvas
100호
본격적인 가을이다. 올 해는 예년에 비해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생활하기 좋은 가을의 느낌이 없이 깊은 가을로 바로 옮겨졌다. 상강이니 한자 뜻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것이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보면 공원 벤치 위로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말을 타고, 건너 가소"라는 주제로 신축년 한 해 동안 김석영 작가의 말그림을 온라인으로 전시해 오고 있다.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서 깊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뒤돌아 보는 말그림을 선정했다. 무엇인가 아쉬울 때 우리는 뒤돌아 본다. 뒤돌아 보면서 후회도 하고, 성찰도 하고, 기뻐하는 일도 생각해본다. 어찌되었는 시간은 흐른다. 좋았던 나빴던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 오지 않는다. 미래도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지금 현재만 있을 뿐이다. 지나간 일은 후회와 집착을 하지 말고, 흘러간대로 던져버리자.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 버리자. 지금, 여기, 함께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어제보다 다른, 지나간 시간 보다 더 낳은 현재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더 좋은 탑을 쌓고 있을 것이다.
상강[霜降]은 음력 9월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이다.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들며,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를 때로 양력으로 10월 23일 무렵이 된다. 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 따라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이때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중구일과 같이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하는 이유도 이런 계절적 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상강에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했다. 특히 농사력으로는 이 시기에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이기에 겨울맞이를 시작해야 한다.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을 보면 상강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다.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半夜嚴霜遍八紘 肅然天地一番淸 望中漸覺山容瘦 雲外初驚雁陳橫 殘柳溪邊凋病葉 露叢籬下燦寒英 却愁老圃秋歸盡 時向西風洗破觥).”
중국에서는 상강부터 입동 사이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였다. 이를테면 초후(初候)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는 때, 중후(中候)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는 때이며, 말후(末候)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속에 숨는 때라고 한다.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도 한로와 상강에 해당하는 절기의 모습을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기 퍼지며 승냥이는 제사하고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 중국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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