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story} 신세계의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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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rhans 작성일20-08-25 00:58 조회6,828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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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우연한 시기에 함께 접한 두 가지 이야기가 묘하게 겹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를 읽었고, 넷플릭스 다큐 'Take your pills(슈퍼맨 각성제)'를 보았다.
먼저 다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미국의 학생들은 ADD 또는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증후군) 판정을 받으면 '애더럴'이라는 약물을 처방받는다.
이 약을 먹으면 우리 뇌가 각성을 해서 평소보다 오랫동안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평소에 주의가 산만하던 학생이 이 약을 복용하면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 공부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오른다.
또는 오랜 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금융권 직장인이나, 코딩을 하는 프로그래머들의 결과도 좋아지게 된다.
약의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서(SAT를 잘 보고 싶어서), 직장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많이 내고 싶어서 이 약을 찾게 된다.
제약회사와 의사들은 큰 제재 없이 ADD나 ADHD라는 처방을 내린 뒤 '애더럴'를 그들에게 판매한다.
과연 약에 의존해서 내가 얻은 결과는 온전히 내가 얻은 결과일까?
약을 먹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함께 평가하는 것은 공정한 일일까?
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부자들과 그렇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차이가 더욱더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다주는 것을 아닐까?
위와 같은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도달한 질문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 약을 먹을까?'
돈. 결국엔 돈 때문이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한다. 상위권으로 살아남고 싶어 한다.
왜 이기고 왜 살아남아야 할까?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고 혹은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자본주의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나라이다.
돈이 된다면 제약회사는 이러한 깊은 고민 없이 사람들에게 약물을 팔아대고 있다.
나라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규제도 약하다. (대한민국에서 '애더럴'은 금지 약물이다.)
그리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혹은 돈을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찾고, 먹고 있다.
과연 내가 수행 능력이 놓아져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삶의 목적일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약물 복용까지 해가며 이겨야 하는 걸까?
우리는 왜 이기려고 할까? 우리는 왜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할까?
경쟁에서 이겨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되면 행복할까?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할까?
(즉, 누구 좋자고 약까지 먹으며 자신의 능률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 것인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였다.
소설 속 신세계 '문명'인들은 생물학적 배양으로 태어납니다. 이들은 '소마'라는 약물을 먹을 수 있다.
아래 소마를 알맞게 표현해 주는 문장이다.
소마만 먹으면 분노, 화,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마치 오랜 시간 수양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어준다.
즉 모두에게 불행은 제거되고 늘 행복한 상태로 살아간다. 과연 이런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분노를 진정시키고 적과 화해시키고, 인내하고 수난을 참도록 하는 소마가 있다 이 말이야. 옛날에는 대단히 어려운 노력을 거치고 오랜 수양을 쌓아야 겨우 도달되는 미덕이었지. 그러나 이제 반 그램 짜리 두세 알만 삼키면 그러한 수양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일세.
멋진 신세계
소설의 끝에서 '존'은 불행할 권리를 요구한다. 현실의 우리는 매일 더 행복해지려고 애쓰는데 불행할 권리를 요구하다니 의아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어보면 그의 말에 설득이 된다.
불행이 사라진 나라는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적 이며, 불행이 사라진 인간은 인간답지 않아 거부감이 든다.
다시 다큐로 돌아가 아래와 같은 전문가의 말이 '멋진 신세계'와 오버랩 된다.
모두가 애더럴을 먹는다면 인간이 사색하고 반성하고 방황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을 잃게 된다.
그래서 뭘 얻게 되냐고요? 창의성, 예술, 타인과 맺게 되는 멋진 관계죠.
극심한 고통과 슬픔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오롯이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이죠.
Take your pills, 다큐
그리고 신기한 지점은 소설 속 나라는 두 가지를 금지하는데 바로 꽃과 책이다. 책 중에서도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금서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를 사색하지 못하게, 반성하고 방황하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이다.
애더럴을 먹고 더 많은 공부와 일을 해서 결과를 쭉쭉 뽑게 만드는 세상이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
인간다운 것일까? 올바른 방향일까?
극심한 고통과 슬픔을 제거해 주는 약물이야말로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간은 실패하고 고난과 역경의 순간들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대단한 것들이 탄생시켰다.
인간이 인간 다울 수 있는 자유,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두 이야기를 통해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연 유토피아는 어떤 세상일지, 만약 앞으로 AI를 활용한 전체주의 국가로 간다면 우리에게 어떤 세상을 가져다줄지 더 생각해보게 된다.
Pastor Dr HANS 박재영
우연한 시기에 함께 접한 두 가지 이야기가 묘하게 겹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를 읽었고, 넷플릭스 다큐 'Take your pills(슈퍼맨 각성제)'를 보았다.
먼저 다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미국의 학생들은 ADD 또는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증후군) 판정을 받으면 '애더럴'이라는 약물을 처방받는다.
이 약을 먹으면 우리 뇌가 각성을 해서 평소보다 오랫동안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평소에 주의가 산만하던 학생이 이 약을 복용하면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 공부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오른다.
또는 오랜 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금융권 직장인이나, 코딩을 하는 프로그래머들의 결과도 좋아지게 된다.
약의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서(SAT를 잘 보고 싶어서), 직장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많이 내고 싶어서 이 약을 찾게 된다.
제약회사와 의사들은 큰 제재 없이 ADD나 ADHD라는 처방을 내린 뒤 '애더럴'를 그들에게 판매한다.
과연 약에 의존해서 내가 얻은 결과는 온전히 내가 얻은 결과일까?
약을 먹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함께 평가하는 것은 공정한 일일까?
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부자들과 그렇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차이가 더욱더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다주는 것을 아닐까?
위와 같은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도달한 질문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 약을 먹을까?'
돈. 결국엔 돈 때문이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한다. 상위권으로 살아남고 싶어 한다.
왜 이기고 왜 살아남아야 할까?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고 혹은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자본주의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나라이다.
돈이 된다면 제약회사는 이러한 깊은 고민 없이 사람들에게 약물을 팔아대고 있다.
나라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규제도 약하다. (대한민국에서 '애더럴'은 금지 약물이다.)
그리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혹은 돈을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찾고, 먹고 있다.
과연 내가 수행 능력이 놓아져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삶의 목적일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약물 복용까지 해가며 이겨야 하는 걸까?
우리는 왜 이기려고 할까? 우리는 왜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할까?
경쟁에서 이겨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되면 행복할까?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할까?
(즉, 누구 좋자고 약까지 먹으며 자신의 능률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 것인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였다.
소설 속 신세계 '문명'인들은 생물학적 배양으로 태어납니다. 이들은 '소마'라는 약물을 먹을 수 있다.
아래 소마를 알맞게 표현해 주는 문장이다.
소마만 먹으면 분노, 화,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마치 오랜 시간 수양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어준다.
즉 모두에게 불행은 제거되고 늘 행복한 상태로 살아간다. 과연 이런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분노를 진정시키고 적과 화해시키고, 인내하고 수난을 참도록 하는 소마가 있다 이 말이야. 옛날에는 대단히 어려운 노력을 거치고 오랜 수양을 쌓아야 겨우 도달되는 미덕이었지. 그러나 이제 반 그램 짜리 두세 알만 삼키면 그러한 수양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일세.
멋진 신세계
소설의 끝에서 '존'은 불행할 권리를 요구한다. 현실의 우리는 매일 더 행복해지려고 애쓰는데 불행할 권리를 요구하다니 의아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어보면 그의 말에 설득이 된다.
불행이 사라진 나라는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적 이며, 불행이 사라진 인간은 인간답지 않아 거부감이 든다.
다시 다큐로 돌아가 아래와 같은 전문가의 말이 '멋진 신세계'와 오버랩 된다.
모두가 애더럴을 먹는다면 인간이 사색하고 반성하고 방황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을 잃게 된다.
그래서 뭘 얻게 되냐고요? 창의성, 예술, 타인과 맺게 되는 멋진 관계죠.
극심한 고통과 슬픔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오롯이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이죠.
Take your pills, 다큐
그리고 신기한 지점은 소설 속 나라는 두 가지를 금지하는데 바로 꽃과 책이다. 책 중에서도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금서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를 사색하지 못하게, 반성하고 방황하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이다.
애더럴을 먹고 더 많은 공부와 일을 해서 결과를 쭉쭉 뽑게 만드는 세상이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
인간다운 것일까? 올바른 방향일까?
극심한 고통과 슬픔을 제거해 주는 약물이야말로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간은 실패하고 고난과 역경의 순간들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대단한 것들이 탄생시켰다.
인간이 인간 다울 수 있는 자유,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두 이야기를 통해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연 유토피아는 어떤 세상일지, 만약 앞으로 AI를 활용한 전체주의 국가로 간다면 우리에게 어떤 세상을 가져다줄지 더 생각해보게 된다.
Pastor Dr HANS 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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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D님의 댓글
SLD 작성일좋은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