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100세 철학자의 충고 - 행복한 사람은 욕심이 없고, 화를 내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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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LD 작성일20-02-07 18:19 조회3,4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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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화두가 나오면 반드시 정거장처럼 들렸다 갑니다.
김형석 교수님의 강연이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우선 참 편안합니다.
걸림이 없다고 할까요, 그리고 진리와 진실의 본질을 모나지 않게 설명을
하십니다. 행복한 사람은 탐진치(貪瞋癡) 삼독을 멀리하는 사람이고 사랑과
자비. 인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간단하고 명쾌하게 정리해서 말씀하십니다.
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의 인터뷰와 글도 영혼을 맑게해주어 항상 탐독하면서
배웁니다. 잘 정리된 진리와 진실에 대한 접근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 100세 철학자의 충고를 편안히 읽어보세요.
[백성호의 현문우답]
100세 철학자의 충고 "교인 수 1000명, 중견 교회로 가라"/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도산 안창호 설교 직접 듣고 감동
신앙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더라
아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어라
상대방의 자유 존중하는 게 사랑
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 홍은동의 한 커피숍에서 ‘100세 철학자’ 김형석(100)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최근 신앙에세이 『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열림원)를 출간했다. 책의 띠지에는 ‘나의 인생관, 가치관, 소유관은 이대로 좋은가?’라는 글귀가 박혀 있다. 크리스천인 김 교수는 ‘진정한 종교’ ‘참다운 신앙’에 대해서 때로는 파격적으로, 때로는 영성적으로 답을 내놓았다.
“올해까지는 지팡이를 짚지 않을 작정”이라는 그는 소파에 앉아서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인터뷰를 거뜬히 소화했다. 피곤한 기색도 없었다. ‘인터뷰 말미에 꼭 건강 비결을 물어봐야지’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100년의 세월, 100년의 인생. 그 자리에 서서 돌아보면 보일까. 우리네 삶에서 무엇이 정말 값진 것인지 말이다. 백발의 노교수에게 물음을 던졌다.
- 도산 안창호의 설교는 어땠나.
- “평양 부근의 송산리에 있던 송산리 교회에서 도산 선생의 설교를 들었다. 당시 청중 200명이 모였다. 1시간 가량, 긴 설교였다. 내게 신앙을 가르쳐 준 분은 두 목사님이다. 두 분 다 말년에 그렇게 존경받는 크리스천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신학자도 아니고, 목사도 아닌 도산 선생의 설교는 다르더라.”
- 무엇이 달랐나.
- “목사님들의 설교는 비슷비슷했다. 도산 선생의 설교는 달랐다. 그는 ‘우리 사랑하자’고 웅변했다. 그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교훈이라고 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사랑해주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나는 그런 설교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목사님들은 주로 교회 이야기를 했으니까. ‘저 어른은 애국심이 있어서, 기독교를 저렇게 크게 받아들였구나’ 싶더라. 신학자다, 장로다, 목사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 신앙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더라.”
- 작은 그릇은 무엇이고, 큰 그릇은 무엇인가.
- “그릇이 작으면 작은 신앙밖에 못 가지고, 그릇이 크면 큰 신앙을 가진다. 장로였던 고당 조만식(1883~1950) 선생이나 도산 선생은 그릇이 컸다. 민족과 나라를 위한 그릇이니까, 신앙도 크게 받아들였다. 반면 작은 신앙은 교회만 생각하고, 교회만 위하는 신앙이다. 지금도 작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나.”
김 교수는 “나는 개신교 안에 있지만, 교회주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이 교리와 교권을 거부하지 않았나. 학생들이 종종 이렇게 묻는다. ‘스님이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있는데, 왜 신부님이나 목사님이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없나요?’ 그럼 나는 이렇게 답한다. ‘그 책들이 교리를 이야기하지,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
- 교리와 인생은 무엇이 다른가.
- “예수는 ‘인생’을 이야기했다. 교리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예수 당시의 교리가 뭔가. 계명과 율법이다. 예수님은 그걸 거부했다. 대신 ‘이웃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인생을 말했다.”
김형석 교수는 일본의 조치(上智)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3학년일 때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철학과 1학년으로 입학했다. 조치 대학은 가톨릭 계열의 학교다. 김 교수는 “김수환 추기경은 대학 과후배다. 당시 조치 대학에는 가톨릭 신부인 한국인 학생이 여럿 있었다. 나는 개신교인이다. 그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종교적인, 교리적인 거리감이 무척 컸다. 그런데 김수환 추기경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달랐다. 거리감이 좀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이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 이유가 뭔가.
- “다른 신부님들은 교리를 앞세웠다. 그럼 개신교와 가톨릭은 가까워질 수가 없다. 김수환 추기경은 달랐다. 그분은 신앙을 교리가 아니라 진리로 받아들였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통할 수가 있었다. 그 시절 나는 가톨릭과 개신교는 하나의 나무에서 올라온 두 개의 가지라고 생각했다. 당시로선 굉장히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생각이었다. 그런데 김 추기경도 그렇게 생각하더라. 그때 나는 학도병 입대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그런 난관만 아니었어도 김 추기경과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다.”
- 교회를 처음 나가려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 “나는 어느 동네 사는지 먼저 물어본다. 집 근처에 어떤 교회가 있는지 물어보고, 교회가 없다면 가톨릭 성당에 나가도 괜찮다고 말한다. 가급적 큰 교회보다는 중견 교회로 가라. 교인 수가 1000명 정도 되는 교회라면 좋다. 그래야 목사님 지도도 받을 수 있다. 너무 보수적인 교회는 권하지 않는다.”
이 말끝에 김 교수는 ‘사랑과 자유’에 대해서 말했다. “진리가 왜 존재하는가. 인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장 자크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외침에 주목하라고 했다. “루소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태어난 그대로 자유롭게 키워라. 종교적인 구속이나 교리적인 구속을 하지 마라. 자연스럽게 자연을 키우듯이 아이를 키워라.”
- 많은 부모가 아이 교육 문제로 고민한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방법이 서툴 때도 많다. 자식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
- “사람을 사랑하는 첫째 조건이 뭔지 아나. 그 사람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거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이의 자유를 정말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나는 강연할 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살아보니 나는 이렇더라. 여러분은 어떤가?’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 선택은 여러분이 하라’ 이렇게 말한다. 다시 말해 선택권을 준다. 그렇게 자유를 주는 거다.”
- 선택권을 주는 게 왜 필요한가.
-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으면, 아이의 자아가 사라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없어진다. 그게 과연 사랑일까.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자유를 모른다. 그래서 자유를 줄 수가 없다. 자유는 선택이다.”
- 자식을 키울 때는 어떤 식으로 적용하나.
- “자식이 아주 어릴 때는 보호하는 거다. 지켜주는 거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사춘기까지는 손 잡고 같이 간다. 스승과 제자처럼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달라진다. 아이를 앞세우고 부모가 뒤에 간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더 좋은 것이 있다면 네가 해라.’ 그런 식으로 자유를 주는 거다. 자유를 모르는 사람은 사랑도 알 수가 없다.”
김형석 교수의 생일은 양력으로 4월23일이다. “그때까지 100세를 사는 거다. 그 다음부터는 101세가 되니까. 그런데 ‘100세를 채우자’는 생각보다 앓지 않고 90세를 사는 게 훨씬 더 중요하더라. ” 김 교수는 요즘도 집필과 강연으로 일정이 빡빡하다. 장수와 건강 비결을 물었더니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운동은 건강을 위한 거고, 건강은 일을 위한 거다. 처음에는 돈이 필요해서 일하고, 더 지나면 일이 좋아서 일하고, 나중에는 더 많은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일하게 되더라.”
그는 지난 여름까지 수영을 했다. 50대 후반부터 했으니 40년이 훌쩍 넘었다. 김 교수는 “수영은 중독이다. 좋은 의미의 중독이다. 지방 강연 끝내고 서울로 오면 힘들다. 내 친구들은 다들 피곤하니까 집에 간다. 수영장으로 향하는 나한테 ‘왜 집에 안 가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수영을 하고 나면 피로가 다 풀린다. 그래서 수영은 내가 새로워지는 중독이다. 창조적인 중독이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김 교수는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을 직접 걸었다. 다리 운동을 위해 굳이 승강기를 타지 않았다. “내게는 건강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건강은 일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지금껏 열심히 일한 게, 거꾸로 건강해진 비결이 아니었을까.”
100세 철학자의 쓴소리 "기독교 안믿으면 지옥? 그건 독선"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100세 철학자’ 김형석(100)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최근 신앙에세이 『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열림원)를 내놓았다. 100년 인생을 지나온 철학자가 바라보는 종교와 영원은 어떤 것일까. 크리스천인 김 교수는 기독교의 교리와 교회의 현실적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종교의 본질을 주시하며 파격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종교가 교리가 되면 인간이 구속된다. 종교는 진리로 내 안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했다.
- 어떡할 때 종교는 교리에 머물게 되나.
- “최후의 만찬 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다. 그런데 그 대목이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 오직 요한복음에만 등장한다. 그런데 요한복음은 가장 후대에 기록된 복음서다. 가톨릭은 이 일화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성탄이 되면 교황이 사람들의 발을 씻어준다. 반면 개신교는 발 씻는 의식을 별로 행하지 않는다. 요한복음에만 기록된 만큼 이 일화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예수의 발 씻는 일화는 사실일까, 아닐까. 이것만 따지고 있으면 종교가 교리가 된다.”
- 종교가 진리가 될 때는 언제인가.
- “마가의 다락방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건 상징적인 의미다. 예수님께서는 그보다 더한 것도 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니 거기에는 예수의 마음이 있다. 그날 밤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던 그 마음이다. 그 마음을 아는 게 진리다. 그 마음을 알 때 우리는 신앙을 크게 받아들이게 된다. 설령 예수님이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해도 상관이 없다.”
김형석 교수는 “종교의 교리를 통해서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가 없다. 교회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건 진리와 하나님 나라를 통해서다. 만약 그게 없다면 기독교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그는 교회 헌금 제도인 ‘십일조’도 지적했다. “주위를 보라. 개신교인들 중에 십일조에 구속된 이들이 꽤 많다. 가끔 사람들이 ‘십일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온다. 나는 구속받지 말라고 말한다.”
- 십일조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게 뭔가.
- “만약에 예수님께서 나에게 1억 원을 주시면서 ‘이걸 나 위해 써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처음에는 거절하지 싶다. ‘저는 그 귀한 돈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십시오.’ 그래도 ‘아니야, 네가 맡아서 써’라고 하시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싶다. 그래도 예배당 짓는 데는 그 돈을 쓰지 않을 거다.”
- 왜 그런가.
- “왜냐하면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아이들이 있지 않나. 먼저 거기로 갈 거다. 다음에는 돈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거기로 갈 거다. 그래도 만약 돈이 남는다면 교회에 헌금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십일조에 대해서 물을 때 나는 이렇게 답한다. ‘구속받지 마라. 내가 받은 돈의 10분의 1일 이웃을 위해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
- 그런 생각을 비판하는 목사나 교인들도 있지 않나.
- “물론 있다. 그래서 나한테 ‘무교회주의자’라고 비판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십일조를 반대한다’고 말하는데 그게 아니다. 예수님의 뜻은 더 높은 데 있다. 나는 그걸 분명히 할 뿐이다.”
일본 유학시절, 김형석 교수는 ‘무교회주의’를 알게 됐다. 교회나 전통이나 격식이 아니라 성경 중심의 신앙 생활을 하는 기독교 운동이다. “일본에는 교회를 떠난 무교회주의가 있더라. 나는 그곳에 다니지 않았다. 제 선배 되는 함석헌, 김교신, 유달영 선생은 거기에 다녔다. 다니진 않았지만 나는 무교회주의를 보고 ‘그거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교회의 진정한 의미는 십자가 달린 건물이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에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김 교수는 ‘바이블 클라스’를 꾸리고 있다. 몸소 이끄는 성경공부 모임이다. 처음 시작한 건 30세 때였다. 지난해 여름까지도 했으니, 70년 세월이다. 바이블 클라스를 꾸렸던 해만 따져도 꼬박 40년이다. 적게는 40~50명, 많을 때는 200명이 모였다. 처음에는 중학생을 상대로 했는데. 이후 대학생, 직장인으로 확장됐다.
김 교수가 의대에서 바이블 클라스를 할 때였다. 30대쯤 된 사람이 오더니 “저희 집 형편이 어려운데, 선생님께서 주신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습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그런데 김 교수는 그 사람에게 장학금을 준 적이 없었다.
자초지종이 있었다. 1950년대였다. 김 교수의 바이블 클라스에 서울여자의과대학(1971년 고려대에 합병)에 다니는 배학분이란 여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학비가 없어서 공부를 못 할 처지였다. 김 교수는 학비를 보태며 “나한테 갚지 말고,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갚아라”고 말했다.
- 왜 그랬나.
- “나 역시 선교사의 도움으로 공부했다. 그분도 ‘이건 예수님이 주는 거니까, 나한테 갚지 마라. 필요한 사람 생기면 거기로 갚아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배학분 선생도 그렇게 말했더라. ‘이건 김형석 교수님이 나한테 준 건데, 나한테 갚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 갚아라.’
김 교수는 “바이블 클라스를 함께 했던 사람들이 참 순수했다. 교회를 계속 다니면서 습관화한 사람들보다 더 순수했다. 그 때문에 바이블 클라스를 지금껏 계속했다”고 말했다. “왜 순수한가?”라고 물었더니 “성경을 교리가 아닌 진리로 대하니까. 예수 말씀을 교리가 아닌 인생으로 대하니까”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 혁명 때였다. 신문에 한 컷짜리 만화가 실렸다. 바짝 마른 지게꾼이 짊어진 지게 위에 뚱보 세 명이 타고 있었다. 왕족과 귀족, 그리고 성당의 신부였다. 김 교수는 “기독교가 인간을 많이 구속했다. 지금도 많이 구속하고
- 기독교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하지 않나. 가령 세상적으로 잘 산 사람이 있다. 양심적으로 산 사람이 있다. 그런데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럼 그 사람도 지옥에 가는 건가.
- “그런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고 말하는 건 기독교가 가진 독선이다. 예수님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다. 내 뜻대로 사는 자라야 하늘나라에 간다’고 하셨다. 미안한 말이지만 무책임한 말을 하는 목사님들이 있다. 생각해보라. 누가 천국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있는 사람이 천국에 사는 거다. 그럼 누가 지옥에 살겠는가. 예수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지옥에 사는 거다.”
김형석 교수는 1920년생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와 공산 치하, 그리고 대한민국을 모두 경험했다. 그가 보는 ‘행복한 사회’란 과연 어떤 걸까.
- 어느 사회에서 사람들이 행복했나.
- “인간이 행복한 사회는 자유와 인간애가 있을 때다. 일본강점기에도, 공산 치하에도 그건 없었다. 공산주의자는 자꾸 ‘평등’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자유 없는 평등은 지옥이다. 인간애가 있을 때 평등은 저절로 나온다. 운동권 출신 중에는 중국 같은 정치체제를 희망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라.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는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큰 잘못이다. 선진국가를 따라가야 한다. ‘미국은 자본주의 폐해가 많지 않습니까?’라고 하는데, 미국만 보지 말고 캐나다도 보고 스위스로 봐라. 중국도 70~80년 지나면 달라질 거다. 한국처럼 바뀔 거다.”
-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나.
- “우리는 ‘하나님 나라’라고 하면 현실 세계를 떠나있다고 본다. 아니다. 그런 하늘나라는 없다. 중요한 게 뭔지 아나. 내가 하늘나라에 살아야 한다는 거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말이다. 내가 아는 이들 중에 100살 넘은 사람이 7명 있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더라. 우선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또 하나는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쉬우니까,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누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다. 이기주의자는 절대 행복할 수가 없다.”
- 당신은 철학자다. 종교에도 관심이 많다. 둘은 어찌 다른가.
-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게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철학과 종교는 모두 이걸 다룬다. 안병욱(1920~2013, 숭실대 철학과 명예교수ㆍ수필가) 선생과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제일 소중한 게 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성실을 잃어버리면 인간이 안 된다. 그런데 성실한 마음으로만 살면 철학이 된다. 거기서 신앙은 안 나온다.”
- 신앙은 언제 나오나.
- “산속에 호수가 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칠 때는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 달 그림자, 별 그림자가 없다. 그런데 호수가 조용해지면 그림자가 보인다. 달 그림자가 생기고, 별 그림자가 생긴다. 인간도 호수와 같다. 자기 자신을 믿을 때는 달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 자기 한계를 깨달을 때 비로소 ‘성실’이 ‘경건’으로 바뀐다. 그때 신앙이 생긴다. 왜 그렇겠나. 내 인생의 짐은 내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성실을 지나 경건으로 마음을 열겠습니다. 그게 신앙이다.”
김 교수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체조는 아니어도 조금씩 움직이며 몸을 푼다. 그런 뒤 고요한 시간을 이용해 10분가량 기도를 한다. 아침 식사는 항상 똑같다. 우유 반 잔에 호박죽 반 잔, 반숙한 작은 계란 하나에 생채소 샐러드. 여기에 하루는 토스트, 이틀은 찐 감자를 번갈아 가면서 먹는다. 식사 후에는 간단한 과일과 아메리카노 반 잔을 마신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은 커피를 3분의 1 잔으로 줄인다.
점심은 영양가 있게 먹는다. 생선이나 고기 위주다. “소식하면 오래 산다고 하는데, 나이 드니까 저절로 소식하게 되더라.” 나이가 들수록 식사량은 계속 줄어든다고 했다. 저녁은 점심보다 적게 먹는다. “점심때 고기 먹었으면, 저녁에는 생선을 먹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한다.” 밤 10시 30분에서 11시쯤 돼야 잠자리에 든다. TV로 뉴스도 자주 보고, 축구 경기도 즐겨 본다. 박지성과 손흥민의 팬이다. 드라마는 계속 봐야하니까 잘 안 본다.
- 강연 일정이 많다. 지방에도 종종 간다. 피곤하시지 않나.
- “강연하러 다니는 일은 좀 피곤하다. 그런데 지방에 가서 강연하면 그렇게 고맙게 생각하더라. 나는 여러 사람에게 강연하러 가지만, 그분들은 내 이야기를 일생에 한 번 듣는 거다. 그러니 소중한 뭔가를 줘야지. 얼마 전 한림대에서 상을 받았다. 왜 나한테 상을 주느냐고 물었더니 ‘오래 사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하더라. 100년을 돌아보면 사랑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이게 결론이다. 지금도 사랑 있는 고생하니까, 나는 행복하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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